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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엥겔 지수 : 맛있게 먹은 기록

[을지로/충무로] 을지로 보석 - 예약부터 계산까지 (감정기복 주의)

by Super Me 2020. 12. 5.

매달 말일 12시

수강 신청보다 빡세다는 을지로 보석 예약..

이미 한 번 타임 네이비즘까지 켜놓고 시도 해봤으나 실패했고, 뭐 언젠가 기회가 생기겠지 하던 차에

스토리에 올라온 당일 예약 취소로 생긴 3자리를 낚아챘다

와우 럭키-

난 이 때까지 내가 되게 럭키한 줄 알았어

을지로 보석

서울 중구 마른내로 11-10 3층

월~금 6:30~24:00

(라스트오더 11시)

주차 : 을지로 노상 공영주차장

예약 : 매달 말일 12시 정각 선착순(인스타 DM)

instagram : @euljiro_boseok

정말이지 예약이 너무 어려운 곳이다

예약매달 말일 점심 시간 12시 정각!

DM으로 날짜와 시간(1부 6시 30분~ / 2부 8시 30분~), 인원을 보내놓고 선착순으로 접수된다

답장을 못 받으면 예약 되지 않은 것 ㅠ_ㅠ

여기 저기 방송도 타고, 바이럴을 많이 타서인지 중간 중간 예약 취소로 생기는 빈자리도 몇 분만에 사라진다

예약이 힘든 만큼 "얼마나 대단하길래?" 하는 기대감도 커졌다

 

을지로 3가역 11번 출구로 나와서 인제대학교 백병원 건물 옆 쪽의 오래된 건물들 사이에 있다

주차는 을지로 3가역 3호선 출구 방향쪽에 많은 을지로 노상 공영 주차장을 이용했다

간판을 찾기 어려운데, 네이버 지도를 잘 켜고 걷다가 어, 여긴가..?

할 때 옆을 돌아서 건물 문 오른쪽 상단을 잘 관찰하면 된다

간판마저도 좀 작기 때문에 잘 봐야 한다는 점..

 

엄청나게 가파른 계단!

1층에서 2층은 그래도 괜찮은데 2층에서 3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상당히 가팔라서 술 마시고 계단 오르내릴 때 넘어지지 않게 주의해야한다

그렇게 올라오면 이렇게 샹들리에가 반짝 반짝 걸려 있다

 

 

오픈키친을 주로 사용하고, 주방의 일부는 커튼으로 가려져 있다

그리고 셀럽, 업계 지인들, 연예인들의 사인과 응원 메세지가 벽에 한가득 작성되어 있었다.

연예인들 사인만 많았으면, 워낙 그런 집은 많으니까~ 하고 말았을텐데

요식업계 셰프들, 업계 총수들의 방문 흔적까지 있으니까 사실 더 기대감이 커졌다

 

메뉴

오뎅 메뉴와 오늘의 메뉴가 있다

매일 매일 바뀌는 메인 요리는 오늘의 메뉴를 하나 이상 시키면 추가 주문이 가능하다

1팀 1주류가 원칙이다

우리는 시그니처 메뉴인 보리새우미나리전 / 들기름낙지젓카펠리니를 시켰고,

방문했던 날의 메뉴 중 매운돼지갈비와 들깨시래기를 고민해보고, 부족하면 시키기로 했다

주류의 경우, 소주와 맥주는 팔고 있지 않으며 사케와 내추럴와인을 주로 취급한다

별도의 리스트는 없으며 요청하면 가능한 마음에 들 주류를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개인적으로 와인 하나 고를 때도 되게 리스트 보고 고민하다가 생각을 정리해서 추천을 받는 편인데, 이런 방식은 좀 불편했다(정보비대칭성 무엇)

사케는 대부분 1병에 75,000원의 가격대였고,

내추럴 와인으로 유명하다고는 하는데 115,000원부터 시작하는 가격대라 부담스러웠다

(와인 콜키지는 1병당 3만원)

 

우리가 주문한 귀여운 사케와 귀여운 사케잔

단맛이 세지 않고, 화이트 와인처럼 부드러운 사케라고 해서 주문했는데 이름을 모르겠다

와인을 디켄딩 하듯이 차가운 사케를 유리 병에서 한번 향을 극대화시켜주고, 나머지는 병째로 칠링 시켰다

그릇이 귀엽다

저런 휴지는 어디서 사는 걸까

요즘 가게들마다 다들 저 휴지 쓰던데

실수로 잘못 찍은 사진인데 되게 컨셉이랑은 어울리지 않은지.. ㅎ

약간 사진에서 술냄새 나는 것 같구 그래 막..

가장 먼저 나온 들기름 낙지젓 카펠리니 (16,000원)

파스타 면 중 우리 나라로 치면 소면과 가장 비슷한 두께인 카펠리니를 익힌 후 차갑게 식혀 들기름으로 간을 했고,

낙지젓이 채썰은 깻잎 아래에 숨어 있다

제일 위에는 들깨가루가 잔뜩 뿌려져 있다

플레이트 위의 모든 재료를 잘 쌓아 먹으면 꿀맛-

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너무 흥분해서 흔들려버린 사진

솔직히 이 메뉴는 먹고 오! 세상에 이런 조합을 만들었다고!? 싶었을 정도로

첫인상이 강렬하고 맛있었다

셋 다 눈이 ㅇ0ㅇ 될 정도 였으니까!

특히 이 집 들깨가 되게 맛있었다

보리새우미나리전 (20,000원)

미나리와 보리새우로 만든 전이 을지로 보석의 시그니처 메뉴

대표 메뉴라고 해서 당연히 맛있겠거니! 하고 시켰다

하지만 솔직히 좀 실망스러웠다

 

보리새우 미나리전과 함께 먹는 양념장을 내어 주셨다

양파와 고추, 무가 졸여진 맛간장이었는데, 이거 없으면 솔직히 저 미나리전 못 먹었을 것 같다

일단 보리새우가 기름을 먹어도 너무 먹어서 새우를 좋아하는 나도 좀 느끼하면서도 새우향이 확- 올라오는 듯 했다

간은 이미 적당해서 간 자체만으로는 양념장이 필요 없을 것 같은데, 느끼함을 줄이려고 계속 양파와 고추 피클에 손이 갔다

미나리가 향긋하긴한데, 사실 보리 새우의 새우 향도 약하진 않아서 미나리 향까지 더해지니까 좀 따로 노는 느낌이기도 했다

비주얼은 개성있고 확- 눈을 잡아끄는데

결국 손이 가지는 않았던 메뉴였다

결국 아, 우리 입맛이랑 안 맞나 보다! 하고 추가 주문 했던

매운돼지갈비와 들깨시래기 (가격미상)

 

시래기와 돼지갈비를 이렇게 함께 먹으면 되는데,

돼지 갈비라고 하기엔 이건 너무 장조림인데요 ㅋㅋㅋㅋ

고기가 푸욱-익어서 장조림처럼 좀 질겨진 감이 있었다

그래도 일단 양념 자체는 고추장 베이스로 닭도리탕인듯 감자탕인듯 한 맛으로 먹을만 했다

그래도 제일 위에 올라간 들깨 시래기가 정말 맛있었다

고기 덩어리 다 먹기도 전에 시래기부터 사라졌다


 

감상문

- 콜키지 하려던 와인 한 병은 회수했다.

- 을지로의 찐 감성 원조를 느끼고 싶다면 분위기를 느낄 겸 와볼 만 하다.

경험 삼아 와 볼만 하기도 하고, 일본의 작은 선술집을 온 듯한 기분이라 해외 여행도 못 가는 마당에 기분을 내 볼 수는 있는 공간이었다. (물론, 그런 무드의 공간에서 파는 건 결국 한식이긴 하지만.. 난 한식 좋아해서 노상관)

- 맛이 없진 않은데, 이 정도 유명해질 정도인가? 의문이 들었다.

이렇게까지 힘들게 먹을 필요는 없었구나~ 싶은 맛

예를 들어, 낙지젓 카펠리니는 솔직히 정말 맛있어서 또 먹고 싶은데, 굳이 을지로 보석이 아니더라도 을지로 보너스 청담 보석을 찾아가면 충분할 것 같았다.

- 정작 이 공간을 만든 사장님은 안 보였고, 직원 분들의 서비스는 굉장히 친절하지만 좀 어수선했다

- 바이럴 마케팅의 성공 사례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감도 굉장히 컸던 을지로 보석..

뭐, 내 기대가 커진 건 보석의 잘못은 아니니까, 탓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좀 거품이 꽤 껴 있다는 인상은 지울 수가 없다

그래도 오늘도 새로운 경험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