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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엥겔 지수 : 맛있게 먹은 기록

[한남/이태원] 빅라이츠 - 톡톡 개성 있는 내추럴 와인과 만남

by Super Me 2020. 12. 5.

예-전에 졔 언니 찬스로 방문했던 빅라이츠

첫 방문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고, 그 후로 인스타 계정 팔로우 해가며 몰래 덕질하고 있었다

올해 들어 다른 곳에 새로운 둥지를 트셨다는 소식을 올린 걸 보고 꼭꼭 가야지 하고 있었는데

마침 내추럴 와인으로 플렉스 해보자며 너굴맨과 체리공주와 함께 방문했다

빅라이츠(Big Lights)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20길 61-17 2층

평일 18:00~23:00

토요일 14:00~18:00(대광 토요낮술회)

(일요일 휴무)

예약 : 인스타그램 DM 우선

워크인 가능 여부는 인스타로 확인

발렛 O

instagram : @biglights_seoul

토요일 영업 시간 주목!

영업 시간이 조금 헷갈릴 수 있으니 워크인 예정이었다면 참고!

토요일마다 하는 행사를 "대광토요낮술회"라고 하시던데, 올해가 가기 전에 한 번 가서 여러 아이들을 마셔보고 싶다

가구가 일부 도착하지 않아서 아직은 가오픈이라고 피드에 올라와있었는데 이제 정식오픈했는지 모르겠다!

 

중식당 청 을검색하고 오면 더 찾기 쉽다고 한다

우리는 한남오거리 스타벅스 쪽에서 내리는 바람에 뒷문으로 들어왔다

친절한 안내

 

가는데 1층에 프리츠한센 사무실이 있는 듯 했다

구경하고 싶다 꿀꺽-

 

딱 첫발을 들였는데, 이전에 있던 가게와 사뭇 다른 모던한 무드의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다

또 어떻게 보면, 팝-한 듯한 모던 소재와 코티지 스러운 우드를 믹스 매치해서 개성 있다

원래는 아늑하고 아지트 같은, 어둑어둑한 무드의 와인바였다면

이번에는 더 세련되고 밝고 모던한데, 가구 하나 하나에 신경을 많이 쓰셨다는 게 보였다

당일에 조명이 도착하여서 설치했다는 설렘 가득한 피드를 보고 가서인지 조명도 괜히 눈길이 가고

 

사장님의 인테리어 감각과 가구 안목이 느껴지는 구석구석

흥미롭게 구경했다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에그체어 ㅠ_ㅠ

사장님에 잠시 빙의 해봤는데 너무 부럽잖아요

 

저기 앉아서 이렇게 가득히 채워진 와인 냉장고를 보는 기분은 어떨까

또 가면 저기에서 꼭 그 기분 느껴볼래요

 

그 와중에 저 캔들라이트 집기도 탐이 났고

플라스크로 물병 쓰는 거 너무 귀여운데?

나는 화병으로 몇 개 구해볼까

와인 마시러 와 놓고 이것 저것 인테리어 위트 배워 가는 중

디쉬 메뉴

디쉬 메뉴는 한 장에 담겨져 있고 이 뒤로 몇 장에 걸친 와인 리스트가 있다

콜리플라워를 굉장히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메뉴는 거의 완전히 재편된 것 같았다

우리는

- 부라타 (빨리 나오고 맛있으니까 ^_^)

- 초리조 라구

- 그릴드 프라운

- 우럭 구이

이렇게 먼저 안주로 시켰다

(참고로, 디쉬 양이 많지 않은 걸 알기 때문에 이미 간식으로 배고픔을 한 차례 달랜 상태였다)

(아니면 탕진이야..)

첫 번째 와인

화이트 내추럴인데, 이탈리아에서 온 아이라고 했다

사실 빅라이츠는 사장님이 와인에 자신감이 넘치시기 때문에, 그대로 믿고 따라가면 되는 것 같다..

처음에 우리가 고른 와인을 들으시다가, 좀 더 쉬운 아이로 추천해주셨다

식도에서 콤콤하게 쏘는 과일의 산미가 느껴지면서도 탄산이 강하지 않아 가볍게 시작하며 먹기 좋았다

Burrata (15,000)

부라타 치즈와 산딸기, 오디에 딜 오일이 함께 나오는데

치즈는 고소한 풍미가 강해서 좋았고, 너무 묵직하지 않게 함께 나온 산딸기와 오디가 상큼하게 잡아 줬다

아래에 깔린 딜 오일과 함께 스푼으로 먹으면 좋다고 제안 해주셔서 따라갔다

넴 , 너무 좋습니다 ㅠ..

특히 치즈 풍미가 강하고 고소해서 새콤한 개성의 와인과 반대의 조합으로 잘 어울렸다

Chorizo Ragu (27,000)

초리조로 만든 라구에 딸리아뗄레 생면과 사워 크림이 함께 플레이팅 된다

초리조 자체가 갖고 있는 스파이스가 함께 올라와서 자칫 매울 수 있는데, 그 맛을 사워크림으로 잡아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맵거나 후추 강한 맛이 튀지 않았고, 신선육이 아닌 초리조로 만든 라구라는 점이 재밌었다

초리조의 매력이 잘 녹아들면서, 생면 같은 꼬독꼬독함이 마음에 들었다

사워 크림을 구태여 찍어 먹지 않아도 맛있었고, 사워크림을 더했을 때 좀 더 풍미가 다양해서 맛있게 먹었다

 

맛있는 건 멀리서/가까이서

와인이랑 먹기에는 사워크림을 찍지 않고 그냥 먹는 게 더 좋았다

난 내가 라구 파스타를 이렇게 좋아하게 될 줄 몰랐찌..

한 병을 비워갈 때 즈음 두 번째 병은 오렌지 와인으로 마시고 싶은데

아직 오렌지 와인을 잘 몰라서 사장님께 추천을 부탁드렸다

쟁쟁한 후보 중 남은 두 병-!

같은 생산자가 만든 두 종류인데

Juicy Fruit는 팡-팡-트로피칼~ 한 맛이고

Love Me Hate Me첫 맛은 군고구마처럼 껍질의 탄닌감과 고소함이 느껴지다가 점점 프루티한 맛이 치고 올라온다고 했다

기왕에 마시는 거 입체적인 풍미를 느끼고 싶어서 Love Me Hate Me 로!

Rock Fish Escabeche (30,000)

와인을 칠링하는 사이에 나온 우럭 구이

이거 진짜, 육고기를 능가하는 맛있음이다

참숯 장작에 구워 나온 통 우럭에 홍합 코코넛 밀크로 맛을 냈는데,

진짜 어디서도 맛보지 못한 생선 요리이다

참숯 향이 우럭에 가득 베어서 입에 넣는 순간 코로 팡- 나오고,

코코넛 밀크가 꾸덕하지 않고 파슬리 오일과 함께 가볍고 산뜻하게 풍미를 더해준다 ㅠㅠ 최고 최고

이건 진짜 재방문하면 꼭 다시 먹을 거라고 다짐 했쥐

사장님이 친절하게도 뼈까지 발라주셨다..

 

※저날(6/23) 기준으로 국내에는 빅라이츠에서만 만날 수 있다고!

칠링 되어 나온 와인!

와 이거 진짜 요물이다

정말 국내에 빅라이츠 뿐이라니까, 이 아이를 마시기 위해서 방문할 가치가 있는 와인이었다고 감히 생각

같은 생산자의 다른 와인도 맛보고 싶다

컬러도 진한 오렌지 컬러인데, 사장님이 표현한 그 입체적인 감상이 그대로 입안에 퍼졌다

한 입 머금었을 때 이렇게 변화가 느껴지는 와인이라니

와인은 정말 알수록 재밌는 것 같다 ㅠㅠ 취하는 것도 재미지만

우럭도 바닥을 보일 때쯤 나온 마지막(일 줄 알았던) 메뉴

Grilled Prawn(27,000)

마찬가지로 장작에 구워져 나온 홍새우인데, 렌틸콩과 함께 먹는 맛이 있었다

새우가 살이 아주 오동통, 매콤한 맛이 마무리 되어야 하는 입맛을 더 돋구어 버렸다 ㅠㅠ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한 가지 더 시켰지..

Potato Millefeuille (16,000)

감자 밀푀유라는 네이밍에 걸맞게 감자가 정말 얇게 여러 겹 쌓여서 구워져 나왔다

비주얼 정말 넘나 훌륭

감자 밀푀유와 함께 양파주와 흑마늘 페이스트, 사워크림이 플레이팅 되어 나온다

함께 플레이팅 되어 나온 흑마늘 페이스트가 정말 요물

마늘 덕후인 나의 입맛 완조니 저격당해 부렸다

마늘+사워크림+감자 조합으로 먹는데, 디저트 먹는 착각이 들었다

감자 밀푀유와 함께 병을 마저 비우고 식사 맛있게 잘 끝냈습니다~


나의 감상

- 이전의 아담한 가게에서 풍겨져 나오는 아지트 같은 무드는 그립겠지만,

모던한 새 매장도 너무 세련되고 사장님의 테이스트가 가득 담겨 절로 동경하게 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고 느껴졌다

- 와인리스트는 역시 빠방하다. 왜 다들 내추럴와인의 대가라고 하는 지 알 것 같다

사장님의 와인 추천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자신감과 자부심이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홀리듯이 사장님을 따라가는데, 또 그 초이스가 모두 성공적이다

- 디쉬들은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다.

물론 가격에 비하면 양이 넉넉한 건 아니지만, 와인과 페어링하기에 너무 좋은 간과 풍미들이었다


내추럴 와인을 어렵지 않고 친근하게 풀어가주시고,

화이트와 레드도 잔뜩 보유하고 있어서 든든한 매장

한남동에서 특별한 기념일을 맞아 와인과 함께 특별한 저녁을 보내고 싶다면,

와인을 많이 마셔봤지만, 또 새로운 와인의 맛을 경험해보고 내 취향을 더 깊게 파고들어가보고 싶다면

내추럴 와인을 시작해보고 싶거나,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빅라이츠 완전 강력히 추천한다

와인바라는 공간에 음식과 와인만 있는 게 아니다.

사람이 만들어가는 무드, 공기의 흐름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와인바다.

빅라이츠는 사장님의 존재감이 분명히 느껴지는 곳이다.

사장님의 큐레이션이 갖고 있는 힘이 빅라이츠라는 공간의 공기에 가득히 느껴진다.

대화하기 좋은 세련된 분위기, 아늑하고 편안한 듯 꾸며진 다이닝 공간에서

와인을 또 한 번 새롭게 알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트렌디한 와인바로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