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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엥겔 지수 : 맛있게 먹은 기록

[영등포구청/당산] 온도 - 한국술 아지트 느낌의 신상 술집 :) 완전 추천

by Super Me 2020. 12. 5.

오늘은 데이트 하러 어딜 가보면 좋을 지 고민하다가 만중이의 추천으로 와보게 된 영등포 구청역 신상 술집 #온도

 

최근에는 와인에 푹 빠져 있지만, 대학 시절부터 나는 막걸리라고 하면 사족을 못 썼다

소주는 맛이 없고, 소맥은 그나마 덜 맛없게 금방 취하기 위해 마셨다면,

막걸리는 꼬소하고 달달한 맛이 좋아서 마셨고, 좀 더 커서는 괜히 초록 병 소주는 싫어서 진로나 화요에 토닉을 말아 마셨대지~

무튼, 만중이 말에 의하면 국산 주류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는 데다,

굉장히 프라이빗한 분위기음식도 괜찮다고 해서 방문하게 된 곳!

갓포가 우후죽순 오픈하는 가운데, 친한 동기가 맛있다고 인증해준 덕에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온도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 32길 7-4, 1.5층

TEL : 070-4187-0514

매일 18:00~02:00

원테이블 운영, 예약 O(네이버 톡톡 가능), 주차X

instagram : @ondo.official

말 그대로 소규모의 프라이빗한 공간을 추구하고 계셔서, 특히 금요일이나 주말 저녁에는 미리 예약을 해두는 걸 추천!

네이버 톡톡 예약도 가능해서 나는 톡톡으로 문의해서 미리 7시로 예약을 해두었다 :-)

 

영등포 구청역 2호선 방향 4번 출구에서 내려서 맛집 거리라고 할까,

식당이 즐비한 거리의 두 번째 왼쪽 골목에 위의 큰 간판이 보인다

 

 

흥분과 배고픔이 느껴지는 야성적인 포커스

1.5층이라 계단을 한번 올라야 해서 처음에 살짝 헷갈릴 뻔했다

 

사장님 개인 정보는 살포시 가려드리기

딱 입장하는 순간 보이는 소품부터 아 사장님 오리엔탈 무드 좋아하시구나 싶다

예쁘게 소품으로 꾸며놓으신 입구

 

포토 바이 희동

소규모/프라이빗을 거듭 얘기하게 된 이유

온도는 원테이블 다이닝 컨셉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좌석은 총 커다란 테이블의 10석 정도의 좌석과 키친의 바 테이블 3석이었고,

사장님 혼자 주문 받으시고 요리하며 운영하는 1인식당인 듯 했다

그래서 중요한 약속이라면 가급적 예약을 해두고 오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장님이 메뉴판을 건네 주시면서 부를 일이 있으면 이 종을 울려달라고 하신다

다행히 우리가 첫 손님이어서 종을 울릴 일은 없었지만,

자그마한 공간이다 보니 "저기요~" "사장님~" 할 필요 없이

종만 살짝 울려 소통할 수 있는 것도 섬세한 포인트라 생각됐다

 

소품들에 사장님 취향이 느껴졌다

 

 

딱 처음에 앉으면 초를 켜 주시고,

주전부리로 구운 완두콩과 바게트를 내어주신다

바게트는 우리가 아는 그 바게트 맛이고

나는 완두콩을 좋아해서 오독 오독 잘 뜯어 먹었다

 

메뉴판

난 이렇게 메뉴판이 간결한 게 좋더라

갓포답게 일식 안주 메뉴가 주다.

마지막에 "없는 메뉴, 원하는 메뉴를 가능한 만들어 준다" 는 부분에서 심야식당 돋아서 너무 좋았다

(재방문하게 된다면 꼭 요청해보고 싶어지는 거! _ 오코노미야끼/야끼소바)

무튼 오늘은 첫 방문이라 기존 메뉴로 두 가지 주문 했다!

온도사시미(2인)과 한우스지 오뎅탕!

 

메뉴는 금새 골랐는데 주류가 너무나 고민 됐다!

다양히 맛보기에는 화요일인데다가 2명 뿐이기도 했고,

그 와중에 생소하고 평소에 보기 힘든 국산 주류들이 많아서 다 어떤 건지 궁금하기도 했다!

우리 같은 사람을 위해 준비하신 이 친절한 주류 포트폴리오 ㅋㅋ

정말 대부분 처음 보는 술들이라서 하나 하나 흥미롭게 읽어봤다

하단의 음식과의 페어링 추천 부분을 잘 읽어 보면서, 우리가 주문한 메뉴와 어울리는 걸로 추려 가기!

희동이랑 나는 정말 엄청난 선택 장애인데, 이렇게 술마다 상세한 맛과 히스토리 설명, 그리고 페어링 추천이 있으니 한결 나았다

 

가득한 술장고~

우리가 고른 건 결국 요 붉은 원숭이 막걸리!

홍국쌀로 만든 살균 탁주라고하는데, 달큰한 오뎅탕과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

주류 냉장고에 이렇게나 많은 술이!

연남연가도 뒤에 들어오신 손님들이 많이들 찾으셔서 유명한 술이라는 걸 알았는데, 다음 번에는 요걸로 마셔볼까 싶었다!

먼저 나온 온도 사시미(2인) (26,000원)

세상에 플레이팅 예쁜 거 보세요 . . . 윤기 흐르는 거 보세요 . .

광어 지느러미와 연어알, 우니 단새우, 거기다 고등어 초회까지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모듬 사시미였다

활어회가 아니라 숙성회로 나온다!

윤기 좔좔 플레이팅 넘나 정갈하신 것. . .

이 정도 비주얼을 이런 가격에 먹을 수 있다니요 . . .

정말 기대 이상이어요 . .

타코와사비까지!

회만 있는 게 아니라 다채롭게 플레이팅 되어 나와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더 좋았던 온도 사시미!

특히 초간장 외에도 이렇게 와사비 / 유주와사비 / 트러플 소금을 함께 곁들임으로 내어 주시는데,

와사비 자체도 생와사비를 쓰시는 듯 했고,

유주 와사비는 유자향이 은은하게 나는 게 흰살 생선과 너무 잘 어울렸다

그리고 트러플 소금은 문어 숙회, 단새우와 먹으니 트러플 향이 팡- 터지면서 만족스러웠다

해산물 너무 죠와~

그리고 열심히 감탄할 때쯤 나온 우리의 오늘의 술~

붉은 원숭이 막걸리 (14,000원)

소개된 사진보다도 진하고 영롱한 붉은 빛이 돈다!

와 아무리 홍국쌀로 만들었다지만, 정말 이렇게 까지 진한 붉은 빛을 띈 막걸리를 보게 되니 너무 신기했다

나 언젠가는 막걸리 한 번 빚어보고 싶어.

 

탁주라 이렇게 섞는데, 색이 더 진해지고 진득-해 진다

섞이는 과정이 정말 예뻤는데 구경하느라고 담아내지는 못했지 모야

콸콸 따르면 확실히 진득-한 탁주의 질감이 느껴지고, 색도 찐하다

맛은 일반 막걸리만큼 강한 술맛이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부드럽게 넘어가면서도 달달한듯 고소한 잔향이 남는 맛있는 곁들임 술이었다

한창 사시미를 먹고 있을 때 나온 한우 스지 오뎅탕(18,000원)

개인적으로 이 오뎅탕도 너무 만족했다

어쩜, 이 날 고른 메뉴 다 성공했다. 올 성공은 정말 오랜만이야 ㅠ_ㅠ

 

쑥갓에 덮여 있지만, 들어올리면 이렇게나 많고 다양한 어묵과 한우 스지가 가득 들어 있다

특히 한우 차돌박이도 고소했지만, 쫀득 쫀득한 스지가 너무 입맛 저격이었다

그리고 오뎅도 종류별로 맛과 식감이 달라서 골라먹는 재미가 있었다

최근 오뎅 바가 너무 가고팠는데, 그 욕구를 충분히 잠재워줬다 흐흐

고소하니 배가 금새 불렀고, 술을 부르는 크으- 하는 그런 깊은 오뎅탕 맛 !

만족 만족 대만족 ㅠㅠ

정말 마음에 드는 가게 분위기와 다양한 술과 맛있는 안주 덕에 재방문은 확정이고, 재재방문 재재재 방문도 가능할 것 같다


감상평

- 영등포구청역에서 찾기 힘든 차분하고 색다른 분위기의 일본식 선술집

- 갓포 라고 내걸어둔 만큼 맛있는 일식 안주

- 특히 가성비 너무 좋은 사시미 정말 정신 없이 먹게 되었던 오뎅탕은 다른 안주도 궁금하게 만드셨다 ㅠㅠ

(방문한다면 사시미는 정말 정말 강추!)

- 다양하게 구비해두신 국산 주류는 사장님이 자부하는 차별화 포인트라고 느껴졌다

- 친절하신 사장님과 깨끗하게 관리하시는 화장실이나 가게 내부도 호감 포인트였다

일드 심야식당이 떠오르게 하는 조용하고 따듯한 분위기의 소규모 술집이어서,

주변의 직장을 다니고 있었다면 유독 힘들어서 셀프 보상해주고 싶은 날 방문해서

맛있는 술과 안주로 위안할 "나만의 아지트"라는 말이 얼추 어울리는 식당인 것 같다

간만에 맛있는 음식을 맛있는 술과 먹을 수 있었던 새로운 아지트를 찾은 기분이다 :)

희동아 우리 자주 가서 단골 되자